이른 아침 오랜 만에 전화를 건 친구가 맥없이 (주식을 사게) 좋은 종목 하나 선정해 달라고 했다. 그 말에 숨도 쉬지 않은 채, 작년 10월, 내가 말했지. 이 시월이 이후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그랬다.

작년 10월은 주식시장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였다. 따라서 이 시기, 주식시장에 신규 혹은 재진입하자면 그 누구나 크게 마음먹어야 했다. 작년 9월을 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만큼 왼 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당시 주식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인 셈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그 만큼 시장의 향배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월을 기점으로 주가는 위기 속에서도 그 동안의 출렁거림 장세를 마감하고 안정적 상승기조로 돌아서고 있었다. 실은 시월도 늦은 감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월 이후 주가는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빠지기만 하던 외국인 투자자본이 역류하기 시작했고, 정부가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등 재정지출에 나서면서 돈 가마니의 주둥이를 풀었던 것이다. 사실 올 상반기 동안 정부는 무려 160조 8,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조기 집행했다. 작년과 비교해 무려 52조원(비율 50%)을 더 투입한 셈이다. 한국은행 역시 경기진작을 위해서 통화 확장정책을 전개했다. 이러한 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은 주가를 크게 끌어 올렸고,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한편 이 덕에 세계 주요 20개국 중 경기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그러나 이것이 능사가 아님을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빨리 피는 꽃은 빨리 시든다. 이미 세계는 비단 경기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어느 한 곳이 돌출해도 종래 중심축이 무너져 전체 균형이 깨진다. 지금 세계는 이 점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한국경제의 경우 그 구조 상 경기진작을 위한 재정 및 통화 확장 정책을 무제한 사용할 수 없다. 여타 국가도 사정은 다 마찬가지다. 당장 한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하반기 ‘재정투입 규모(111조 9,000억원)’가 상반기보다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 즉 재정투입규모와 통화확장정책만을 놓고 보더라도 올 하반기 주가 동향은 이미 꼭 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새로운 변수들 즉 대북문제라든가 기타 국내물가구조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 주가 동향은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특정 성장종목을 선정해 중장기 투자에 나선다면 몰라도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한다면, 하반기 주식시장의 특성 상 매우 어려워 질 수 있다. 한 가지 점을 추가적으로 언급해두면, 여하튼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실물경제위기는 세계통화는 물론이고 국내 통화량 또한 크게 늘려놓았다.

이에 따른 후 폭풍 즉 초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다. 그 조짐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대기기업군의 자금흐름이다. 지금 상당수 대기업 혹은 금융회사들이 시내 초대형 빌딩 매입에 나서서 관련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 바람은 이내 시중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이 또한 그 동안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시중의 부동자금을 부동산 시장으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해 나는 지금 주식시장을 기웃거리는 자네에게 충고를 한다. ‘이봐! 지금은 상투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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