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병로 한밭대 환경공학과 교수

강은 물길이며 생명의 터전이다. 때로는 홍수로 큰 재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용수를 공급해 풍요로운 삶을 유지시켜 준다. 따라서 예부터 강을 잘 관리하는 나라는 번성했고, 그렇지 못할 때는 쇠퇴했다. 강 살리기 사업은 잃어버린 강의 기능을 회복해 생태계 건전성과 인간 삶의 질을 높여 건강한 국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천은 사람에 비유하면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몸에 비유되는 유역에 영양물을 공급하고, 또 배출되는 오·폐수 같은 폐기물을 바다로 흘려보내 청소하는 구실을 한다. 하지만 요즘의 하천은 곳곳에서 오염물이 유입되고 장기간 퇴적물이 방치되어 하상(河床)이 높아져 있다. 게다가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정비가 절실하다. 사람으로 치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강과 유역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지나치게 훼손됐다. 유역은 도시의 확대, 도로 및 공단 건설로 불투수면이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홍수 때 비가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강으로 흘러들어 하류의 홍수량은 증가하는 반면 빗물의 지하침투가 제대로 안돼 평소 하천의 건천화를 초래했다.

또 유역에는 온갖 폐수와 생활하수, 쓰레기 등이 크게 증가해 수질오염이 심해졌으며 실개천의 복개화, 하천의 주차장화로 하천 기능이 저하됐다. 대하천의 경우에도 직강화와 콘크리트 제방 축조로 작은 홍수의 소통에는 유리해졌으나 홍수 완충공간인 유수지가 감소해 이상기후에 의한 극한 홍수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 됐다. 또 평시 하천의 수량이 감소하고, 생태적 서식공간이 사라져 하천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기후변화 대비, 지역균형발전과 녹색성장 기반 구축, 자연과 인간의 공생, 국토 재창조 등을 목표로 추진한다. 또한 하천을 생활, 여가, 관광, 문화, 녹색성장 등이 어우러지는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개조하기 위해 자전거길 조성, 체험관광 활성화, 산책로 및 체육시설 설치 등을 확대하고, 금수강촌 만들기, 문화가 흐르는 4대강 등 강 살리기 사업으로 확보되는 인프라와 수변경관을 활용한 다양한 연계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살리기 사업으로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자연친화적 하천환경이 복원되면 국토의 건강성이 높아져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복원, 관광과 여가 기능 개선, 미래형 물산업 발전, 안전하고 질 높은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짐으로써 4대강 유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선진국가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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