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우리사회의 ‘성공좌표’를 향해 가는 방식을 한 순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선진 일류국가, 국민성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질주하듯 내닫던 국민들이 한 순간 걸음을 멈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계기로 눈물로써 지난 10년을 반추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07 대선에서 국민은 분명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시기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 같은 국민의 생각은 2008년 4월 치러진 제 18대 총선에까지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제 18대 국회 한나라당 의석수가 이 점을 보다 분명히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여, 어느 새 국민은 지난 10년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현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 정부 집권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대통령으로의 권력집중과 이에 따른 대통령의 독선, 그리고 이것에 기초해 있는 민주적 사회질서의 훼손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현 정부 및 현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감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추진하거나 실행하려 했던 제 정책이 국민적 동의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것을 수적 우위에 기대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태도는 많은 국민의 눈에 다분히 독선적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은 민주적 사회질서까지 훼손되는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국민의 의구심을 구체화시킨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일종의 국민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를 넘어 ‘탈 권위와 서민 대통령’이라는 코드를 ‘노무현 정신’으로 승화시켜 추앙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많은 국민은 지난 10년을 단순히 되돌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 평가와 함께 현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에 지난 정부적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대 교수들이 선택한 시국선언을 필두로 전국의 모든 대학 교수들이 연이어 시국선언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그 정당성을 떠나 우리사회가 그 사이 성공좌표를 잃었다는 의미다. 적어도 현 정부는 지난 10년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탄생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은 많은 국민으로 하여금 이 같은 반성을 일거에 철회하고,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진 좌파 주도의 국정운영이 옳았다는 뜻을 내포한다.

어쩌면 우리사회의 이러한 경향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 많은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적극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향후 어떤 정책행동에 나서야 하는 지를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은 우리가 ‘아르키메데스적 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오는 혼란이다. 지난 10년 속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분명 국민성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시장을 중시하는 새로운 정부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2007 대선에서 많은 국민은 그런 정부를 선택했다.

지금 우리는 시장(기능)과 자율, 그리고 성장을 중시하는 새로운 경제정책기조를 가진 신정부가 펼치는 국정운영기조 속에 있다.

거울 속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 진정 아름답지 않은가? 하지만 일상의 당신은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한 연속적 갈등 속에 있다. 이처럼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속에 서 있는 우리들 역시 현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에 대해 회의 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또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거울 속의 모습으로 남은 지난 10년은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그것을 더욱더 미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 속에서 있을 때 우리가 발견했던 모순점들을 어느 새 우리 모두 잊어버린 것이다.

 이 결과 지금 우리는 신정부 들어 우리가 추구하던 국민 성공좌표를 잃어버렸다. 번개 뒤에 천둥이 따르고, 혼란은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 존재한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국민성공좌표는 곧 새로운 국민성공목표로 재설정될 것이다. 이 같은 믿음으로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을 믿어보자. 저들의 국민과 국가를 향한 열정을 믿어주자.

‘아르키메데스의 점’에서 본 지구 모습은 푸른빛으로 너무나 아름다워 황홀할 지경이라는 것이 우주인 이소연의 이야기다. 그러나 지구로 귀환한 그녀에게 지구가 과연 아름다운가하고 묻는 다면, 과년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겠는가?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생존경쟁은 아름답기는커녕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기까지 하다.

 
이명박 정부 역시 지금 내우외환에 직면해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점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정부의 국정운영 기간 역시 5년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인내하며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현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은 가능하지만 국정운영 자체를 막는 행위는 민주주의 이전에 국가와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사회는 국민성공좌표를 완전히 잃게 된다. 국민적 좌절을 부르는 일 중 이 보다 더한 것이 또 있는가?

잃어버린 국가적 목표 즉 선진일류국가, 국민성공의 새시대를 열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현 정부와 정부정책 운용의 최고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신뢰하는 일이다.

20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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