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 했다. 1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워커 숍’에서 “공공기관 조직을 스스로 개혁할 수 없는 기관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CEO의 소명의식’을 또한 강조했다.

이 날 이 대통령은 과연 이 말을 왜 했을까? 단순히 공공기관의 장의 업무추진력을 비판하고 향후 일을 잘하라고 독려한 것일까? 내 생각에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이 대통령의 생각에는 정권이 바뀐 만큼 자신이 생각하고 원했던 인사를 제대로 배치했으면 하는 속내를 이 말을 통해 드러내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초기 정권 인수과정에서 몇 가지 시행착오를 저질렀다. 정권이 바뀌면 의당히 사람 또한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이 점을 소홀히 했다. 자연히 현 정부 업무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정치철학이 다른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은 생각의 차이만큼이나 업무 추진력 또한 저하되기 마련이다.

최근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당정 간 , 부처 간 엇박자가 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평소 생각을 읽지 못하는 이가 현 정부와 호흡을 맞춰 일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정책, 혹은 정책집행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다른 공직자가 어떻게 현 정부,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이로부터 나온 정책을 강력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가? 앞서 말한 대로 생각이 다르면 정책 추진력 또한 발휘할 수 없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 자리에 있던 공직자 다수는 앞서 말한 이 대통령의 말을 이해해야 한다. 만일 이 대통령과 정치철학이 다르고, 현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기관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 그리하여 이 정부가 효과적으로 업무를 추지해나가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물론 정책에 대한 의견만은 누구나 개진할 수 있다. 더불어 현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 내의 공직자가 현 정부 정책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 대통령 혹은 현 정부와 정치철학을 공유하지 못한 공직자는 지금 당장 떠나라. 아마 이 대통령은 이 날,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200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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