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또한 임박했다. 검찰 역시 노 전대통령 소환을 위해 경호 문제 등 제반 사항에 대한 검토를 이미 마친 모양이다.

이번 수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문제가 된 것은 아들과 집 즉 우회로를 통해 받은 600만 불이다. 이는 비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문제만은 아니며, 이 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모두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에 했던 말 즉 '패가망신(敗家亡身)'이 무색할 지경이다.

그런 데에도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특정의 말을 계속하면, 종래 파렴치범으로 몰려 노 전 대통령은 자칫 국민에게 영원히 전임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지금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변호사 노무현을 강조한다. 최근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관리하는 홈페이지에 올리는 글을 두고 하는 말들이다.

지금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이 뇌물이든 아니면 기타 일상적 차입에 의한 금전거래든 간에 대통령으로서 이번 거래에 ‘달러’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을 크게 우롱한 처사이며,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지금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이 그저 침묵하기만을 반란다.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노 전 대통령의 말이 언론에 자꾸 유포되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 국민이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를 대비해 어쩔 수 없이 앞서 말한 돈을 수수했다면 받는 방법을 달리해야만 했다. 그 방법을 노 전 대통령이 모를 릴 없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도 역시 믿을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아니면 그 비용이 아까웠거나 둘 중 하나다.

통상 뇌물이나 정치자금의 특성 상 운반비 혹은 보관료가 총액 대비 10% 이상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는 것이 과거 전력자의 말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이 비용을 아끼려다가 개망신을 당하고도 모자라 자칫 징역까지 살아야 할 판이다. 어쩌면 이 방법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치적 중의 하나가 정치개혁 아니던가?

어찌되었든 이런 지경에 처한 노 전 대통령이 입을 계속 여는 등 침묵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두 번 죽이는 꼴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까닭으로 돈을 독에 묻어두고 사용하지 않는 한 거래내역을 감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점을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은 몰랐던 모양이다. 달러를 주고받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이는 분명 오산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금융실명제가 정착된 지 이미 오래다. 증거로 말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 그 보다는 그저 침묵하는 게 제일이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는 대통령 출신 답게 사실만을 말하는 등 비굴함이 없어여 한다. 사실을 왜곡하려하다보면 결국 또 다시 망신을 당하는 아주 우스운 꼴을 당하기 십상이다. 

2009.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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