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꽃, 명지암 천관장군보살님

가슴 꽃,
열 꽃 지던 날

그리움도 슬픔도
연민마저
모두 버리고,
잊었네,
나는.

구름 위에 앉아
바람을 거느리던 날

비로소 연(緣)으로 육신을 부둥켜안고
애써 숨을 잇던,
헛 껍데기에 싸여 울부짖던
나의 지난 어리석음이
강물에 떠내려가는
내 모습을 보았네,
나는.

하! 겁(怯)의 넋을 놓았으나
일순간 단군 신명이 나를 느닷없이 깨워
그 귀한 명리를 터득하게 하시니
어린 내가 천관의
도(道)를 업었더라.

이로써 가슴 꽃
열꽃이 다시 피니
내 안팎의 모든 것이
구제(救濟)의 영험(靈驗)함으로
거듭나
충만해지더이다.

2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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