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국제학술세미나] 일본 미디어산업의 현황

‘왜 일본에서는 인터넷으로 텔레비전을 볼 수 없는 것인가’
‘왜 일본에는 타임워너와 같은 유력한 미디어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것인가’

일본 고이즈미 정권 당시 총무대신으로 있었던 다케나카 헤이조 씨는 평소 이 같이 고민 섞인 말을 자주 내뱉곤 했다고 한다.

세계의 글로벌화 흐름 속에서, 그리고 방송과 통신, 인터넷이 급속히 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미디어 산업의 규제완화에 과감하게 나선 배경을, 다케나카 전 총무대신의 고민에서 읽을 수 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방송 산업의 제도적인 개편을 시작했다. 다케나카 전 총무대신이 그 일을 주도했다. 이때부터 일본의 미디어 산업에도 규제완화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2008년 2월에는 총무성에 ‘통신·방송의 종합적인 법체계에 관한 검토위원회’가 설치돼 방송·통신 융합과 관련해 한층 더 깊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신문과 방송 간의 소유 관계가 자유롭다. 요미우리 신문사와 니혼텔레비젼, 마이니치 신문사와 TBS, 산케이 신문사와 후지 텔레비전, 아사히 신문사와 텔레비전아사히, 니혼케이자이 신문사와 텔레비전도쿄가 서로 자본 관계가 성립돼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개최한 ‘2009 KISDI 국제학술세미나:글로벌 경쟁시대의 미디어산업’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이시카와 사카에 조치(上智)대학 교수는 이 같은 일본 미디어시장의 규제완화 흐름에 대한 동인과 의미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이시카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서서히 거대한 미디어산업으로 통합과 재편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경향”이라며 “세계의 글로벌화 흐름 속에서 각각의 미디어가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세계의 추세에 뒤떨어지는 것은 명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카와 교수는 또 “미디어 전체에 대한 규제완화는 세계적인 추세로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이같은 세계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시민들에게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전국 미디어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시카와 교수는 “규제완화에 따른 미디어의 다양화와 상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공공(공영)방송의 역할은 다른 미디어의 역할과는 명확하게 구분된다”며 “미디어 소유에 대해 검토할 때 이같은 역할을 병행해 어떻게 하면 퍼블릭 서비스방송을 유지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책방송(KTV)이 녹화 중계한 이시카와 교수의 발표내용을 통해 일본의 미디어산업 현황과 규제완화의 흐름, 공적 영역에서의 공공방송의 역할 재정립 등에 대해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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