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파국으로 가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평경제연구소 소장 정득환
크게 보아서, 국민의 삶을 떠받히는 그 ‘모든 요소들(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국방 등)’이 꽤나 혼란스러워 사회 또한 참으로 혼돈스럽다. 그 속의 개인은 아마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른 세계경제의 파국적 양상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어쩌면 ‘경제구조’가 취약한 한국으로서는 온 몸으로 그 충격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앞서 말한 모든 요소들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국가 군 중 한 나라가, 우리는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바로 한국인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라마다 저간의 사정이 약간씩 다른 만큼 그것의 강도, 속도 등의 면에서 비록 차이는 나지만 앞서 제기한 문제는 전 세계적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혼돈을 초래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과 이로 인해 세계경제위기 역시 ‘세계적 파국’이라는 ‘최종단계(1930년 대 발생한 세계 대공황과 그것이 부른 사회적 대혼란, 그리고 그로 인해 촉발된 제 2 차 세계대전, 1939-1945, 의 전개와 같은 양상으로의 이행)’까지 이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머지않아 세계는 앞서 지적한 세계적 혼돈의 끝을 꼭 보고야 말 것이다. 이 말 즉 세계적 혼돈의 끝을 본다는 것은 곧 세계가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다는 또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혼돈의 끝과 새로운 행보 사이에는 우리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려운 긴 시간 즉 ‘무질서의 시기(전쟁 등으로 인한 대 혼란기)’가 존재한다. 두 번째 절에서 () 속에 제시한 제 2차 세계대전이 부른 혼동과 고통의 기간이 존재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추후 새로이 벌어질 혼돈과 고통의 시기는, 이 것은 어디까지나 예상이다, 제 2차 세계대전 기간보다는 짧긴 할 것이다. 아무튼 새로이 형성될 ‘무질서의 시기’에는, 이 또한 현재로서는 가정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현실이 될 개연성이 아주 크다, 온 인류가 큰 고통에 직면한다. 물론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그러한 상황이 도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경주한다.

이를 대변하듯 지금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해 세계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지난 해 10월 이미 국제공조를 다짐하는 등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국제적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 같은 국제협력은 적어도 그 초기에는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공조는 힘을 잃게 되고, 세계는 점차 강렬한 이기주의 속으로 빠져든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주요국은 벌써부터 세계무역의 보호주의 경향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위기로 이행되었고, 세계 주요국의 경제 또한 이미 심각한 정도의 산업생산 위축에 직면했다. 이는 곧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이미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다는 의미이다. 이로 인해 세계주요국 모두 줄어드는 일자리와 확대되는 실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앞서 말한 국제공조는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논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경제위기에 대한 총체적 협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논의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게 낮다. 왜냐하면 국가 이기주의는 미래보다도 현재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적 논의가 성공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현재의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가 더욱더 심화되면, 이 위기는 종래 세계 정치 사회 군사적 위기로 이행될 것이고, 종래 강대국 간 군사적 대결이라는 극한으로 치닫게 된다. 이 단계가 바로 앞서 말한 파국, 곧 ‘최종 단계’이다.

지난 세기에 벌어졌던 일련의 역사적 사실들을 고려 할 때, 앞에서 제기한 나의 주장은 그 논거가 충분하다고 하겠다. 우리는 현재 세계가 당면한 문제의 발단 즉 그 원인을 익히 잘 알고 있고, 의당히 그 해법으로서의 수많은 대책 또한 갖고 있지만, 그리고 그러한 대책들을 또한 실행에 옮기지만, 현재로서는 앞서 제기한 대책들 및 그 실행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이론 자체가 없는 상태이다.

이미 세계경제는 현재의 경제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새로운 현상들의 벽’에 부딪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세계 주요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이 여전히 연거푸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금융시장을 지배하던 기존의 모든 법칙조차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른 금융환경의 변화로 내부적 모순 속에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세계 주요국 정부가 제시하는 경제위기 대책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점 역시 논거가 있다. 바로 일본이 겪은 90년 대 10년과 그리고 그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일본 경제의 위기 상황이다. 일본은 그 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재정 투입과 급기야 통화의 양적확대 정책까지 동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일본경제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린 이는 없다.

어쨌든 세계주요국은 끈임 없이 경제위기 대책을 내어 놓고, 또한 이 대책들을 실행에까지 옮기지만, 그 어떤 대책도 일시적 경기부양 효과를 낼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끝내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모두에서 말한 사회적 혼돈의 끝 즉 최종단계는 바로 이 점으로부터 온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뒤이은 세계경제위기가 그 자체로 파국을 향해 치닫는 기관차와 같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관차에는 엄청난 수의 세계인이 탑승해 있다. 그 속에서 우리 모두 제 아무리 발버둥치더라도 이 기차는 끝내 세계경제의 파국, 곧 종착역인 ‘최종단계’에 도착하고 말 것이다. 이미 이 기관차는 가속도까지 붙고 있기 때문이다. 가속도가 붙은 이 기관차를 중지시킬 여력이 세계경제에는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세계경제 파국의 시기, 곧 세계경제가 최종단계에 이르는 시기를 2020년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일찍이 내어놓은 적이 있지만, 최근 나는 이를 수정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 금융경제위기에 직면했고, 이 위기의 진행속도 즉 최종단계를 향해 달리는 기관차의 속도는 가속도가 붙어 기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앞서 2020년을 전후해 세계경제가 파국의 지경 즉 최종단계에 도착하리라는 예상을 한 것은 세계경제의 50년 주기설에 기초한 분석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형인 글로벌 금융경제위기는 돌발적인 것으로 그 시기를 앞당길 것이 틀림없다.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세계경제가 최종단계에 이르는 시기를 결정할 분수령은 2012년이 될 것 같다.

세계 주요국은 저마다 현재진행형인 소위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따라서 앞서 말한 대책 곧 주요국의 움직임 차제가 바로 파국, 즉 ‘최종 단계’로 나아가는 직접적 원인이 될 것이다.

현재 세계 주요국이 내어놓는 경제위기 대책이라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는 마치 야생의 숲에서 꽃뱀을 피하려고 발을 옮기다가 오히려 독사한테 물리는 형국이다. 이처럼 지금 세계(경제)는 최종단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그래야만 비로소 새로운 시작이 가능한 구조적 파국 속에 있다.

한국 역시 앞서 말한 구조 속에 있다. 따라서 온 국민이 힘을 합해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없다면, 앞으로 참으로 힘든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2009.3.4 일평경제연구소 소장 정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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