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전대미문 상황속 일하는 건 보람”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지난 1년을 회고하면 후회도 보람도 있었다”며 “그러나 발전하는 조직은 어려움 속에서 배우는 조직이며,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심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담대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은 자기가 맡고 있는 행정 분야와 현안에만 몰두하지 말고 항상 고개를 들고 바깥을 봐야 한다”고 주문하고 “새해를 앞두고 아까 각료들 건의도 있었으니까 워크숍도 한 번 갖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가 복잡한 역사적인 과제를 안고 출발을 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런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일한다는 것이 어떻게 본다면 보람이고 행복일 수 있다”며 “항상 긍정적으로 여유를 갖고 일하고, 좀 더 투철한 사명감과 의식을 갖고 전도사 역할을 해 줘야 공직사회가 따라온다”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회의 과정에서 국무위원들이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며 전한 소회와 덕담을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국무위원들이 경제위기 속에서 상당히 박진감 있게 효율적인 대처를 해서 국민들이 상당히 호응하고 있는데 이런 대처가 좀 진작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성을 했다”며 “새해에는 더욱 필사즉생의 각오로 한목소리로 단결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며, 자기모양 갖추기나 좌고우면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각오와 다짐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이 소개한 국무위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오랜 교수생활하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습관이었는데 국무회의 하면서 아침 회의와 조찬 때문에 일찍 일어나면서 아직도 잠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서너 달 지나서 익숙해 졌지만 쉽지 않다”

□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최근 출입기자단과 송년회를 했는데 그중에 한 분이 18년 기자생활을 했는데 지난 17년간 쓴 것보다 올해 기사를 더 썼다고 할 만큼 올해 일이 많았다. 과거 왕조시대에 호조판서를 포함하여 역대 모든 재무 책임자중 가장 많이 돈을 써본 사람일거다. 원 없이 돈 써본 한해였다.”

□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올해 거의 매달 한 번 꼴로 대통령께서 외국에 나가서 정상회담을 하셨는데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이른바 정상외교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내년에도 아마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 국무위원으로서 초기에 워크숍 같은 것들 하고 해서 도움이 많이 됐는데 소관이 아닌 다른 부서의 얘기까지도 같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 한승수 국무총리 “과거에는 정상이 외국에 나가시면 조마조마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께서 워낙, 특히 대외관계 일들을 잘 하시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나라로서도 복된 일이다.”

□ 김경한 법무부장관 “과거보다 집단행동이 많이 자제되고 노사문제도 어느 때보다 상당히 안정된 편이었다. 물론 촛불시위 때 한 백 여 일간 동분서주했는데 그래도 잘 극복이 됐다.”

□ 김하중 통일부장관 “남북관계가 북이 대화를 거부하는 바람에 본인만 유일하게 상대가 없는 국무위원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실용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반드시 내년에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

□ 이상희 국방부장관 “6.25전쟁, 군의 정치개입, 이념갈등까지 군 조직의 60년 역사의 침전물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침전물을 극복하는 그런 한 해였다. 그래서 어쨌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군기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고들로 인해서 부끄럽고 착잡한 한해였다.”

□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 “국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정의 틀을 유지하면서 내년을 앞두고 속도전을 펴고 있고, 녹색성장 같은 비전도 제시하고 미래성장동력 비전도 제시하고 비대한 군사를 제거하는 등 여러 가지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안팎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작지만 의미있는 시책들은 국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쇠고기 파동 때 우울증에 걸릴 뻔 했다. 경제위기를 대한민국이 가장 잘 그리고 가장 빨리 벗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들한테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업무보고를 앞당겨서 속도전을 펴고 있는데 내년에 이런 것들이 행동으로 보여져야 할 것 같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과거에는 장관이 1년에 대통령보고를 몇 번 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수시로 보고하고 토론하고 하기 때문에 정말 일하기 쉬워졌다.”

□ 이만의 환경부장관 “공직생활을 삼십여 년을 했는데 올해가 가장 열심히 뛰었던 한해였던 것 같다. 대통령과 총리께서 앞장서신 것은 국민의 신뢰제고에 아주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국무위원간의 정보와 가치의 해 어디 가서 누구와 만나 얘기하더라도 국정 전 분야에 대해서 자신감 있게 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여러 가지 이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

□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쇠고기 파동 겪으면서 역시 신뢰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절감할 수 있었고 멜라민, 직불금 등을 거치면서 더욱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제위기극복 과정에서도 국민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지난번 대통령께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가셨던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됐다.”

□ 이영희 노동부장관 “오늘 현재 노사 분규가 3건 밖에 안 남았는데 예년보다 분규가 빨리 타결된 것은 비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내년에도 기조를 유지하겠다.”

□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해외에서보다 우리나라가 우리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면 헤쳐나갈 수 있다.”

□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년 1월 1일이 새 출발점이라는 각오로 뛰자.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말고 힘이되는 각료가 되자.”

□ 전광우 금융위원장 “올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45개국의 주식시장 가운데 우리가 10위 성적을 올렸다. 시장의 패닉상태는 상당히 진정이 됐고, 내년은 소해 기축년이다며 영어로 불(Bull)이니까 시장도 활성화 될 것이다.”

□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보람은 기업에 대한 잘못된 시각과 정책을 바로잡은 것이고, 아쉬운 것은 아직도 좀 우리 새 정부의 정책을 이념화, 정치화해서 갈등을 부추기는 현상이 좀 안타깝다.”

□ 양건 국민권익위원장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예산 낭비가 많구나 라고 느꼈다. 부처이기주의를 벗어나야 한다. 국정에는 작은 일, 큰 일이 없더라. 작은 일이 큰 일로 비화하기도 하지만 세심하고 치밀하게 해야 한다. 권익위원회는 기업으로 치면 애프터서비스다.”

□ 정정길 대통령실장 “민주화, 산업화 압축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결국은 분출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불신 풍조가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약간의 잘못된 실수나 틈이 크게 확산되거나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과거의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아가면서, 또 중심을 잡고 사태를 미리 예견해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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