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스데일리]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헌법적 의미나 우리 사회, 공동체에 미친 영향은 대법원 판결로 충분히 확인됐다"고 짧은 의견을 밝혔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실장은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 전 수석의 경우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 등을 합쳐 2심에서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김 전 실장 등의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인정되지만, 강요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지난 2월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당시 보수단체 지원이 정책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법을 어긴 정도나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집행유예 등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562일,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425일간 미결구금됐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피고인석에 앉아 눈을 감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변호인들의 변론을 들었다. 마스크를 써서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때로 낯빛이 붉어지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재판장과 배석판사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아무쪼록 관대한 처분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짧게 최후진술을 했다.

한편 김 전 실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정무수석 역시 함께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았다. 그는 2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앞선 기일에 조 전 수석에 대해 징역 3년을 먼저 구형한 상태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이달 26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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