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뉴스데일리]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해 '국정 장악'이라고 표현하며 4일 자신의 회고록에서 맹비난했다.

최 씨는 출간을 앞둔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지금 (구치소) 밖에서는 법무부 장관 후보 조국의 끝 없는 거짓말, 딸과 관련한 불법적인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는 그들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부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국정농단을 넘어 국정 장악"이라며 "그 놀라움에 내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질 못하고, 왜 딸이 그렇게 당하고 쇠고랑까지 차면서 덴마크 현재 한국대사관 직원의 협박 공갈에도 침묵하고 있었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썼다.

앞서 최씨는 지난 1월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도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대조하며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재판에서 "덴마크에 있던 딸은 귀국할 때부터 수갑이 채워지고 언론에 얼굴이 노출됐다"며 "그런데 조국과 그 딸은 왜 보호하느냐"고 말했다.최씨는 또 회고록에서 "조국은 기자들이 집 앞에 있어 딸이 무서워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 부성애는 오로지 자기 딸에게만 해당하는 것일 뿐 다른 집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며 "기가 막히게도 조국이 딸 걱정에 눈물 흘릴 때 우리 딸은 경찰을 동원한 세무서의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회고록 말미에 '글을 마치면서'라는 소제목이 붙은 4쪽의 짤막한 글에 담겼다.

최 씨는 또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애초에 중국으로부터 유입을 막았다면 이렇게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검찰의 울산시장 수사와 조국 사건 등이 묻혀 버렸다"며 "아예 검찰 조직을 모두 바이러스 전담반으로 만들어 그 사건들을 영원히 묻어버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최 씨는 회고록에서 2016년 시작된 검찰 수사와 재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등에서 벌어진 일들도 자세히 다뤘다.

회고록은 구치소에서 쓴 일기들을 모은 '나의 옥중일기'를 40여 쪽에 걸쳐 싣는 등 최 씨의 개인적인 소회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특히 딸 정유라 씨와 손자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최 씨는 "딸이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우리 어린 손자의 재롱도 보고 싶다. 혹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오롯이 나의 삶을 살고 싶다"고 썼다.

아울러 "엄마를 보겠다며 일주일에도 몇 번씩 면회 오는 딸이 불쌍하다"며 "딸아이 앞에선 힘들다고 말할 수도, 몸이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힘든 모습을 보이면 금방 눈물을 흘리는 그 아이의 모습이 나를 더 괴롭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최 씨는 항소심 속행 공판을 하루 앞두고 구토와 어지럼증, 출혈이 반복돼 구치소 의료과에 간 일, 허리와 다리에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껴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일 등 건강상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1심 선고가 나온 지 2개월 뒤인 2018년 4월 29일 일기에서 "1심에서 주 4회씩 재판을 저녁까지 강행하다 보니 자궁근종이 생겨 출혈이 심하고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계속된다"며 "아무런 아는 이도 없는 이곳에서 교도관들 감시 속에 수술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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