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헌법재판소가 교원의 정당 가입을 금한 정당법과 집회·시위 참가 등 ‘공무 외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치단체 결성이나 가입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위헌 결정됐지만 정당을 제외한 정치단체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헌재는 23일 현직 교사 9명이 정당 설립 및 가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정당법 22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다른 현직 교사 9명이 공무 외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6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 대해서도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교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당파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정치적 중립성, 학생에 대한 교육기본권 보장 등 공익은 공무원들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중대하다”고 전했다. 또한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규정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으로 공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정치적 표현이 공익을 표방해도 국내 정치현실상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의심을 제거하기 어렵다”고 헌재는 지적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 2014년에도 두 조항에 대해 각각 합헌 판단한 바 있다. 2014년 3월 정당법 22조에 대해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같은 해 8월엔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조항을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다만 헌재는 정당 외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이나 가입을 금한 국가공무원법 65조 1항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정치단체의 범위가 모호해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재는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에 관한 제한 없는 상태에서 ‘정치단체’와 ‘비정치단체’를 구별할 기준을 도출할 수 없다”며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해 수범자(법 적용을 받은 사람)에 대한 위축 효과와 법 집행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법 조항의 모호함에 따른 위헌이라 실질적 파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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