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더불어민주당이 16일 4·15 총선에서 공천을 못받아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영구제명키로 했다.

민병두 의원과 문석균씨를 비롯한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러시로 당내 잡음이 커지자 영구제명이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민주당 고위전략회의 뒤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회의에서 중요한 이해찬 대표의 말씀이 있었고 결정사항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며 "우리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호남 지역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거나 당선된 후 우리 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한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 당은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서 우리당을 떠난 분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후에 복당을 하지 못하게 해야지만 지금 나가 있는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원활히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남의 경우 우리당 후보인지 무소속 후보인지 아니면 상대당 후보인지 모를 정도의 선거운동이 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그에 따라 당선되면 민주당에 복당하겠다거나 입당하겠다는 선거운동 방식에 일정 정도의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봐서 이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조치는 이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른데 대한 고강도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시 복당을 절대 불허하겠다고 못박음으로써 공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총선에서 여권의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 성격도 있다.

민주당에서는 전날 민병두 의원이 서울 동대문구을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최기상 전 판사의 전략공천으로 탈락한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아버지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경기 의정부시갑)를 세습한다는 비판으로 당 지도부의 불출마 권유를 받아들였던 문석균씨도 오는 17일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호남에서는 당선 후 입당하겠다는 후보들에 대한 당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민주당 후보들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전남 여수시갑에 출마한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지난 1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은 바 있다.

다만 강 수석대변인은 "개별적인 후보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기류들이 여러 곳에 있기 떄문에 전체적 기준을 세운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총선 후 민주당이 한석이 아쉬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같은 약속이 잘 지켜지겠냐는 전망도 있다. 당헌·당규상 규정도 명확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강 수석대변인은 "보통 이런 경우는 다시 복당하기 어렵다. 당도 관례라는 게 있는데 이 정도로 공개적으로 말하면 사실상 (번복은) 쉽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며 "만약에 (당헌·당규에) 없다면 이후에 보완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이 대표의 과거 탈당 전력을 연관짓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에서 20대 총선 공천에 배제됐다. 이후 탈당해 세종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그해 9월 복당한 바 있는데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의 장본인이 이 대표라는 점에서 영구제명 경고가 먹혀들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