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화 병무청장.

[뉴스데일리]필자가 가끔 챙겨 보는 TV 프로그램 중 ‘다큐멘터리 3일’이 있다.  일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내용이 많아, 보고나면 가슴 한켠이 따스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주제는 코로나였다. 의사와 간호사, 구급대원, 그리고 자원봉사자에 이르기 까지 환자와 이웃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사투에 가까웠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들의 환한 미소였다. 땀으로 범벅이 되고 피로에 지쳐가지만 그들은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이겨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주요 외신들은 우리의 이러한 모습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나 위성항법장치를 활용한 역학조사 등 다양한 조치들이 우리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병무청도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체계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필자는 12월 중순에 병무청장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임무의 시작이 병역이행과정 중 나타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였고, 이를 위해 기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의 밝은 면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령 병무청의 서울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지원이 결정되었을 때, 의무복무기간이 1개월 정도 남은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들이 근무를 자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실천하는 전문 직업인이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이란 바로 이 사람들이겠구나’는 생각과 함께 병무청장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비단 이들만이 아니다. 복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무요원들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들 중에는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져 있는지 알려주는 모바일 앱을 개발해서 호평을 받은 요원들도 있다. 어떤 사회복무요원들은 복지기관에 마스크 수천장을 기부하거나, 봉급을 모아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간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특별히 임무가 부여되지 않았음에도, 현재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스스로 찾아서 실천했던 것이다.  지난 3월 9일, 잠정 중단되었던 일부 지역 의무자들의 입영이 재개되었는데, 100%에 가까운 입영율을 보인 것도 놀라웠다. 마스크 사이로 긴장된 눈빛들이 보였지만, 어려운 시기에 본인 의사에 따라 입영일자를 선택해서 군에 들어가 나라를 지키겠다는 아들들과 이들을 보내는 부모님들을 보니 가슴 한편이 먹먹해 왔다. 군 선배이자 병무청장으로서 필자에게 이 날은 이들이 걱정없이 군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코로나19를 넘어 더욱 건강한 대한민국,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를 위해  필자 역시 병무청장으로서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병역의무자들의 건강과 공정한 병무행정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필자:모종화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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