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3명이 같은 날 퇴직 의사를 밝혔다. 이진만(56·사법연수원 18기), 이정석(55·사법연수원 22기), 조용현(52·사법연수원 22기) 부장판사는 사직 인사를 통해 사법부 안팎의 혼돈 속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일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법원 가족들을 격려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정석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망에 "법원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1996년 3월부터 24년간 근무하다 최종 사실심인 서울고법 민사6부 재판장까지 마치고 사직하는 마당에 판사로서 여한은 없다"며 "법관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었다는 홀가분함이 든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군 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제주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법원행정처 공보관, 전주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했다.

그는 "사법부가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시기에 법원을 떠나게 되어 마음이 편치 않다"고 언급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고, 여권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두고도 정치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판사는 "지금의 작은 어려움 따위가 우리들이 정녕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고 믿는다"면서 "여러분이 해온 일들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되고 존경받을 만하다는 점만은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조용현 부장판사도 내부망에 올린 인사말에서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법관과 법원 직원들이 자긍심과 만족감을 갖고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며 "사법의 모든 역량은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법원의 혼란은 바른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법원 가족들의 마음과 지혜를 모은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1996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해 춘천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이진만 부장판사는 "법관 시절 지녔던 뜻과 기개를 가지고, 법률가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고 퇴임의 변을 남겼다.

이 부장판사 1992년 인천지법에 부임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법 판사, 춘천지법 영월지원장, 법원행정처 정책연구총괄심의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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