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이웃 여성의 집안을 훔쳐보다가 주거 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조현락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4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거주지 인근에 여성 B씨가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지난 2018년 6월 B씨의 주거지 건물 담장 위에 올라갔다.

이후 건물 1층 창문을 통해 B씨의 집안 내부를 들여다봤다. 같은 해 8월에도 건물 담장 위로 올라가 B씨의 거주지 내부를 훔쳐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올라간 담장이 주거침입 혐의 요건을 충족하는 '건조물'(주거 자택 제외한 건물)이 아니라고 봤다. 이웃 건물과의 경계를 표시한 구조물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2010년 4월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면서 "주거침입죄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건조물'에는 건물 그 자체뿐 아니라 그에 부속한 곳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조물 인접 토지에 담 등이 설치돼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A씨가 올라선 구조물 앞부분·옆부분으로 B씨의 주거지 건물에 아무런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올라선 구조물은 높이가 50㎝ 정도에 불과해 이웃건물과의 경계를 표시하는 구조물로만 인식될 여지가 상당히 크다"며 "높이와 형태 등에 비춰 일반인의 통행을 차단하기 위한 물적 설비로 인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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