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대법원이 보험사가 약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피보험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했다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보험사의 ‘설명 의무’가 피보험자의 ‘고지 의무’보다 책임이 무겁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3월 아들이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로 사망하자 보험 계약을 맺었던 메리츠화재에 보험금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보험 계약 시 오토바이를 주기적으로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계약자의 고지 의무를 어겼다”며 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음에도, 계약 당시 오토바이 운전 여부 등을 확인하는 질문표에 ‘아니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오토바이 사고 시 보험금 지급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선 전혀 설명 듣지 못했다”며 사망 보험금 5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오토바이 운전 여부에 대한 고지 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해 보험사 측이 설명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해도 보험사가 보험약관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원고의 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도 “주기적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할 경우에는 특별약관이 부가돼야 한다는 사실, 오토바이 운전 여부 등과 관련해 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 등에 관해 설명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결이 옳다고 봤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