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데일리]1심 법원이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62)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2일 오전 10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2차 면접 위원들에 대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죄가 성립된다고 본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 채용과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위임된 업무는 채용업무와 별개로 그 자체로 보호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응시할 자격 없는 정당한 지원 없는 지원자가 면접에 응시할 경우 위원들은 오인, 착오, 부지를 일으키게 된다. 일견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더라도 다른 지원자들과 다른 불공정 관행을 거친 지원자도 포함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조 회장이 (범행 당시) 은행장으로서 인사 총괄하며 특정 지원자의 지원사실을 인사부에 알린 것은 해당 지원자들을 합격시키라고 명시적 지시 안했더라도 신한은행 최고 책임자(당시 조 은행장)가 특정 지원자 지원 사실 알린 것만으로도 인사부의 채용 적정성을 해치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도 충분히 짐작 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때문에 "(조 회장의)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혐의에 가담한 의혹을 받아온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 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윤 전 부행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5~2016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80)의 조카손자부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자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의 아들 등 외부청탁을 받은 뒤 전형별 합격 여부를 보고하게 해 이들을 부정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재판은 지난 2018년 10월쯤 시작돼 재판을 맡은 판사가 인사로 인해 바뀌고 여러 증인을 부르는 등 15개월여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기회의 균등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고, 최근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상황에서 채용 공정성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됐다"며 "신규직원 채용비리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사회를 가로막는 반칙, 불공정 그 자체"라며 징역형을 구형했다. 또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 재판과정에서 신한은행은 사기업이므로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폭 넓은 채용 자율성을 보장받는 것이 맞고,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은행은 예금자 보호와 건전한 신용질서를 보호해 금융시장의 질서를 확립하는 공적인 역할도 담당하고 있으므로, 국내 제1금융기관인 신한은행의 채용재량권 범위가 무한정 허용된다고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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