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데일리]“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습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습니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습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입니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습니다.”

부산 금정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한국당에서는 김무성 유민봉 김성환 의원에 이어 네 번째지만 이날 발표된 김 의원의 불출마 기자회견문은 신랄한 한국당 비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은 한국당을 “존재 자체가 민폐”라고 비판하면서 현역의원 전원 사퇴와 당 해체를 주장했다. “우리가 버티고 있을 수록 이 나라는 더욱 위태롭게 된다”는 말도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현실에 대해 “한 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집회는 조직 총동원령을 내려도 5만명 남짓 참석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아닌 시민단체에서 주최하는 집회에는 그 10배, 20배의 시민이 참여합니다.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자유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습니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습니다. 엊그제는 정당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 배로 벌어졌습니다.”

그는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라며 그 이유로 “감수성이 없다. 공감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섭리다”라며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계속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이어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은 경험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는 시대”이고 “오만과 간섭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전에 당에 몸담고 주요 역할을 한 그 어떤 사람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키고 세워나갈 새로운 정당의 운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까지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며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자.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그의 부친인 고 김진재 전 의원은 이 지역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장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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