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62)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재판에서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조 회장은 1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증인 신문과 피고인 신문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라거나 "구체적인 채용 절차는 실무진의 일이라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조 회장은 은행장 재임 기간인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지원자 30명에 대한 점수를 조작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지원자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도 조 회장의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해온 조 회장은 이날 공판에서도 지인 등의 부탁을 받고 응시자가 통과했는지 여부를 알려주기 위해 인사 담당자에게 결과를 보고받은 일은 있지만 자신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채용 당시 자료 등을 제시하며 조 회장이 결과를 체크한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나 국회의원 등의 자녀 응시자는 당초 면접관이 낮은 점수를 줬음에도 최종 면접 파일에서 높은 점수로 수정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인사부가 부담을 가질까 봐 이름만 전달했을 뿐 응시자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채용 과정에서 남녀 합격자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명문대 출신을 많이 뽑기 위해 평가 결과를 변경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글로벌 인재를 강조한 적은 있지만 채용 비율을 제시한 적은 없다"며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과 인사담당자 및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런 차별 채용으로 외부 청탁자 17명, 은행장 또는 전직 최고임원 청탁자 11명, 신한은행 부서장 이상 자녀 14명, 성차별 채용 101명, 기타 11명 등 총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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