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데일리]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황교안 대표에게 보수통합을 추진할 인물로 '원유철 카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김무성 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 의원은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황 대표에게 보냈으며,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의원 주최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세미나 도중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해당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권 의원은 문자메시지에 "대표님, 자꾸 월권적인 발언을 드리게 돼 송구합니다"라며 "통합추진단장으로 원(유철)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며 "제가 알기로는 유승민 의원과 신뢰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원 의원의 개인적 품성과 별개로, 그는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때 청와대 편에 섰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2015년 정책위의장으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다가 유 의원이 청와대와 대립한 끝에 물러난 직후 원내대표를 이어 맡았다.

이듬해 총선에선 유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에 배척당해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고, 이 과정에서 원 의원이 청와대·친박계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따랐다는 게 권 의원의 주장이다.

권 의원은 "원 의원을 통합추진단장으로 내세우는 건 저쪽(유 의원 측)에 대화하지 말자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황 대표가 통합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원유철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 불출마 선언을 하고, 저쪽과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이 적격"이라며 황 대표에게 지난주 김 의원을 추천했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재원 의원의 언행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해찬 2년 내 사망' 발언이 그 예"라며 "총선 국면이 될수록 품격 없는 발언이 속출될 우려가 큽니다.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서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윤리위 회부가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김 의원은 예결위원장으로서 낮술을 마시고 회의를 진행해 구설에 올랐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부적절한 시점에 만찬 회동을 해 당원들의 비판을 받았다"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대한 발언도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당 지지도가 올라가려다가도 이런 언행들이 나와 다시 깎아 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니까 의원들 간 개인적인 관계를 잘 모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그런 정보를 제공해 드리는 차원에서 문자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전 "유 의원이나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과 접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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