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전 육군 대장.

[뉴스데일리]자유한국당이 진통 끝에 황교안 대표 체제 '1호 인재'로 낙점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영입을 미뤘다.

박 전 대장을 인재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에 당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박 전 대장은 문재인 정부 적폐 몰이의 대표적 희생자이며 평생 군인으로 산 훌륭한 분임에도 오해가 쌓여 있다"며 "제대로 평가될 때까지 시간을 갖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오후 조경태·정미경·김순례·김광림·신보라 최고위원은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박 사무총장과 회동하고 박 전 대장의 '1호 영입'에 대한 '부적합' 입장을 전달했다.

조 최고위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20∼30대 젊은 청년의 공감까지 우리가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며 "(행사를) 연기하는 부분도 대체로 공감하는 최고위원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동에 참석한 다른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박 전 대장을 인재 영입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을 냈다기보다는 논란이 있으니 영입 행사를 연기하자고 황 대표에게 건의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총괄 지휘한 인사다.

그는 2017년 공관병에게 가혹한 지시를 하는 등의 갑질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가 지난 4월 불기소됐다. 다만,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상고심 중이다.

황 대표 측은 박 전 대장을 문재인 정부의 '표적 수사 피해자'로 보고 그에게 '1호 인재'라는 상징성을 부여하며 그를 대여 투쟁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황 대표는 직접 대전에 내려가 박 전 대장을 만나는 등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날 오후까지도 당 밖에서 제기된 영입 적절성 논란에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다", "당에 기여하겠다는 사람을 갖고 광범위한 논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추경호 전략기획 사무부총장)며 적극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이 황 대표의 의중에 집단 반기를 들었고, 황 대표는 이들의 의견을 수용한 모습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당 장악력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의 사람'을 당내로 들이려는 첫 시도가 당내 반발에 가로막힌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다만 박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최고위원 회동에 앞서 황 대표가 여론의 반응 등을 이유로 고심을 하고 있었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이미 여러 경로로 황 대표에게 의견이 전달됐을 것"이라며 "황 대표가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총선기획단의 총괄팀장에 3선의 이진복 의원을 내정했다. 기획단 인사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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