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0월 추석 연휴 중 청와대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와 함께 걷고 있다. |청와대 제공]

[뉴스데일리]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姜韓玉) 여사가 29일 오후 7시6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10월29일 향년 92세 일기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장례는 3일간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며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았던 강 여사는 그간 부산에서 문 대통령 여동생 등과 지내오다가 최근 부산 중구에 위치한 한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1927년생인 고인은 6남매의 장녀로, 남편 고(故) 문용형씨(1978년 59세로 별세)와 함께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그러던 중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그해 12월 '흥남철수 배'(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고향을 떠나 경남 거제로 피란을 왔다.

고인은 남편과의 슬하에 2남3녀를 뒀다. 장녀 재월씨를 제외하고 장남인 문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거제에서 낳아 길렀다. 문 대통령 밑으로 2녀(재성·재실씨), 1남(재익씨)을 있다.

고인은 피란 직후 거제에서 달걀을 싸게 구매해 부산에 건너가 파는 행상 일로 생계를 이었다. 남편 문씨의 사업이 실패하면서는 거의 전적으로 집안 생계를 책임졌다. 구호물과 옷가지를 시장 좌판에 놓고 팔거나 구멍가게를 운영하거나 연탄을 조금씩 떼어다 인근 가구에 배달해 파는 등 갖은 일을 해 자식들을 키웠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2004년 당시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뽑혀 금강산 온정각에서 북에 있던 막내 여동생 강병옥씨를 상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에는 문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청와대 경내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이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문 대통령이 강 여사가 있는 부산을 자주 들렀다. 강 여사는 막내딸 재실씨와 부산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직후, 강 여사가 있는 부산으로 향해 강 여사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동안에도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등 짬이 생길 때마다 강 여사를 찾아 건강을 살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강 여사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부산으로 향해 강 여사의 건강 상태를 살폈고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자 청와대로 복귀했었다.

문 대통령은 상주로서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특별휴가에 따르면 배우자 또는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가 사망한 경우, 5일의 휴가를 받는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