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데일리]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정 교수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정 교수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24일 새벽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청구한 구속영장에 ▲ 딸 조모(28)씨의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 등을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업무·공무집행 방해 ▲ 사모펀드 투자금 약정 허위신고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주식 취득 ▲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증거인멸 등 모두 11개 범죄 혐의를 적시했다.

지난 2개월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여온 검찰은 정 교수 신병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 교수 측은 사실상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고위공직자의 배우자인 정 교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명주식을 사들이고 사모펀드 투자 수익금 명목의 돈을 불법적으로 빼돌리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대 표창장 등 증빙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은 데서 나아가 입시부정까지 저지른 혐의가 있다는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수사 착수 직후 자산관리인을 시켜 PC 하드디스크를 은닉하는 등 이미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구속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발급과 사모펀드 운용보고서 작성 지시 등 혐의와 관련해 향후 조 전 장관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만큼 '말 맞추기' 등 추가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논리도 펼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측은 "입시문제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2개를 11개 범죄사실로 나눴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실제 운영주체를 검찰이 오해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70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 범죄 혐의를 정 교수에게 무리하게 덧씌웠다는 것이다.

증거인멸 혐의 역시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며 사실을 확인하고 해명하려는 과정이었다고 반박할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근본적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라고 했다. 정 교수가 일곱 차례 출석 요구에 성실히 응해 도주 우려가 없고 광범위한 강제수사로 증거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도 불구속 주장의 근거로 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는 뇌종양·뇌경색 등 정 교수 건강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교수 측은 CT(컴퓨터단층촬영)과 MRI(자기공명영상) 자료, 신경외과 진단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건강 상태를 면밀히 검증했다. 심문에서 검증 절차와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영국 유학 중이던 2004년 사고로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이후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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