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표 서울경찰청장.

[뉴스데일리]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버닝썬 사태'와 관련한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윤모 총경과 이날 사퇴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부실 수사를 한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가수 승리 등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인물이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으로 일했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과도 주식투자 등으로 연결돼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윤 총경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 총경의 또 다른 혐의가 포착됐다.

윤 총경은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원대 주식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경찰청장이 명운을 걸고 수사를 하겠다고 해놓고도 수사 결과 나온 게 별로 없었다"며 "윤 총경이 검찰에 구속됐는데 구속된 이유가 경찰에서는 발각이 안 됐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우리가 수사했던 것과 검찰이 수사했던 것이 다른 부분이 있고 정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새로운 진술을 확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윤 총경이 구속된 사실을 언급하며 "윤 총경 사건만 봐도 경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제 식구 감싸기로 이렇게 국민 눈총을 받는다면 앞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도 많은 영향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의원은 "국민 입장에서 보면 윤 총경 수사가 (버닝썬 사태의) 핵심"이라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한다고 했는데 국민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도 '부실 수사'라며 경찰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재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이 문제(윤 총경 구속)에 대해 경찰청장이나 서울청장이 의견 피력이라도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보기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뚝 떨어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경찰 단계에서 알선수재 혐의를 밝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총경과 관련) 14번이나 수색하고 휴대전화도 다 봤으면 일부러 안 본 것 아니냐"며 "이 중차대한 시기에 망신을 당하고 있지 않냐. 아무 소리 말고 그냥 '죄송하다'고 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민주당 김병관 의원도 수사 결과가 미진했다고 지적하자 이 청장은 "좀 더 철저히 수사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거듭 답했다. 아울러 여당 의원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도 강조하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재정 의원은 임은정 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된 것을 언급하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경찰로서는 수사 의지가 있어도 수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사퇴함으로써 개혁이 두려워 저항하던 누군가는 웃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사권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은 확인됐다"며 "경찰 역시 국민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입장도 밝히고 스스로 개혁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 역시 "수사권조정이 이뤄지려면 경찰도 관행과 문화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경찰 스스로 검찰의 하위기관이라는 인식을 가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총장 등에 대해 피고발인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이 사람들이 검찰이고 특수한 지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경찰이 출석요구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직과 후배들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책임감 갖고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자료를 받아서 검토한 다음에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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