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데일리]자유한국당 여상규·김승희 의원의 국회 국정감사 발언을 놓고 8일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외압' 논란을 불렀다. 여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고발된 상태다.

여 의원은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XX 같은 게"라고 욕설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승희 의원은 지난 4일 국감에서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을 언급하며 "건망증이 치매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 같은 발언에 강력히 항의하며 소속 의원 20명의 서명을 받아 두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 의원의 발언을 거론, "국감장에서 수사 중지를 요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명백한 수사 청탁이자 몰염치한 피고발인의 언행"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에게 욕설까지 했는데 역대급 파렴치함으로, 고스란히 반사해 돌려주겠다"며 "여 의원은 더이상 법사위원장 자격이 없다.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이재정 대변인도 논평에서 여 의원에 대해 "체포되어야 할 피의자가 법사위원장 자리에 있는 채로 국감이 진행된 것부터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자신에 대해 수사를 하지 말라고 검찰을 겁박했다"며 "자질도 인격도 그 바닥을 드러냈다"며 법사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정의당도 여 의원의 법사위원장 사퇴 및 징계를 촉구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 위원장은) 국감을 조국 대전으로 변질시킨 것도 모자라 피감기관인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며 "당장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며, 이번 행태에 걸맞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공보실을 통해 배포한 메시지에서 "민주당이 우리 당 의원에 대해 윤리위 제소 협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수사를 방해하고 검찰을 탄압하는 서초동 인민재판도 모자라 동료 국회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의회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거냐"고 말했다.

이어 "여 법사위원장의 패스트트랙 수사 언급은 입법부 일원으로서 행정부 소속인 검찰이 의회 내 정치 행위에 경직된 사법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국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질의이자 지적"이라며 "거친 표현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 의원이) 방송에 나올지 모르고 혼잣말로 한 것 같다"며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 제소까지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의원의 재갈을 물리려는 반민주적 행태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민주당이 공식논평에서 과방위 소속 한국당 최연혜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한다고 발표했다가 돌연 취소했다"며 "국회 윤리위 제소가 애들 소꿉장난인가. 왜 미투 논란만 나오면 발작하며 대응하려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여당은 무슨 지적만 하면 '윤리위 제소다', '명예훼손이다' 하며 공갈포를 쏘아댄다"며 "야당 의원의 공식적인 국감 질의를 놓고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것 자체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과방위 국감 중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미투'(Me too) 의혹 관련 질문을 한 최연혜 의원도 윤리위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이날 이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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