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한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방배동 조국 장관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들이 대기 하고 있다.

검찰의 정부 출범이후 사상 최초로 현직 법무부장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약 1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는 있었지만 현직 법무부장관을 대상으로 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23일 오전 9시쯤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조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 7명은 압수수색한 물품이 들어있는 파란박스 2개를 들고 오후 7시55분쯤 조 장관 자택에서 계단으로 내려와 집 앞에 마련된 수사차량에 탔다. 검찰 관계자들은 '"가족분 PC 확보했나'' "여기에서 포렌식을 했나'' "(압수수색이) 오래 걸린 이유 있나? 어떤 의미 있나?'' "조 장관 가족 분 휴대폰 확보했나?"라는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이날 조 장관은 압수수색 실시 직전인 오전 8시45분쯤 출근을 위해 자택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9시가 넘어 서류뭉치를 든 검사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자택 입구로 향했고, 10여분 뒤 수사관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이 뛰따라 들어갔다.

아파트 주민 10여명은 오전부터 화단에서 현장을 지켜보며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냐'라고 말하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금치 못했다.

옆 동네에 사는 주부 김모씨(30·여)는 "수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진실이 얼른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60대 주민 이모씨는 "오며 가며 장관 가족을 본 적이 있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이날은 일본 아사히TV 취재진과 유튜버 포함, 40여명의 기자들이 모여 취재열기를 달궜다. 특히 보수 유튜버들은 아파트 주민들과 오후 한때 마찰을 빚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있었다.

오후 2시30분쯤에는 조 장관 자택으로 9인분의 음식이 배달됐다. 배달원은 '안에 정경심 교수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이 있냐', '젊은 여성이 있냐'는 질문에 "젊은 여성 1명과 중년 여성 1명이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앞서 오전에 들어간 수사관 최소 6명과 조 장관의 가족인 정경심 교수와 딸 조모씨도 집에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오후 6시10분쯤에는 앞서 9시쯤 들어갔던 검찰 관계자 중 2명이 1층으로 나와 압수수색용 박스 2개를 들고 들어갔다. 그는 "수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정 교수가 안에 있나"는 질문에 입을 꾹 다문채 다시 자택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2시간 가량 압수수색 물품들을 정리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이날 압수수색이 10시간 이상 걸리자 현장 주위에서는 자택 압수수색 치고는 오래 걸린다는 관측이 많았다. 차량 앞에서 기다리던 검찰 관계자도 "보통 자택은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며 자택수사가 이례적으로 오래 걸리는 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사건 관련 압수수색이 70여건을 넘어서고 23일 유례 없는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9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과잉 수사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먼지털기식" 수사라고 비판했고, 조 장관의 지지자인 소설가 공지영씨는 "저렇게 털면 난 사형당할 것 같다"고 비난했다.

조 장관 자택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한달 보름 정도 흘러온 '조국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최근 윤석열 총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와 관련해 "빠르게 진행해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을 비롯해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수사가 너무 길게 진행될 경우 국민들과 국가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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