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재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기업인은 지난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었다. 퇴직금을 포함해 700억원 넘게 받았다.

SK이노베이션 김창근 전 이사회 의장과 LG그룹 구본준 전 부회장도 100억대 보수를 받고 떠났다.

주요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보수킹'에 올랐고, 급여에 상여까지 포함한 총 보수를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상반기에 32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14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양호 전 회장은 사후 총 702억원을 받았다. 이중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진에어 등으로부터 받은 퇴직금이 647억5천만원에 달한다. 조 전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해 총 39.5년 간 근무했다.

SK이노베이션 김창근 전 이사회 의장은 퇴직금 123억5천800만원, 급여 4억8천900만원 등 총 138억1천400만원을 받았다.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했던 김 전 의장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측근으로 그룹 2인자로 꼽혔다. 올해 3월에 45년 만에 은퇴했다.

LG그룹 구본준 전 부회장은 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로 개편하며 올해 3월 퇴임했다. 구 전 부회장은 퇴직금 98억4천200만원, 급여와 상여금 등까지 더해 총 121억4백만원을 수령했다.

이처럼 막대한 퇴직금은 임원에 대해서는 일반 직원과 달리 별도의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각사 모두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퇴직 당시 월 평균 보수와 직위별 지급률, 근무 기간을 고려해 퇴직금을 산출·지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임원의 퇴직금을 월급의 6배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2015년 3월에 규정을 바꿨다. 이번에 조 전 회장에 대해 그 기준을 적용했다.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 중에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위 자리를 지켰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보수 10억7천200만원 등 7개 계열사에서 총 79억3천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GS로부터 22억6천700만원, GS건설로부터 43억7천800만원을 받아 상반기 총보수가 66억4천500만원이었다. 지난해보다 10억원 이상 늘었는데, 작년에는 없던 GS건설 상여(31억8천500만원)가 생긴 덕분이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상반기에 SK㈜,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로부터 총 40억원을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에서 보수를 받으면서 연봉은 총 60억원으로 2017년보다 40억원 인상된 바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도 CJ주식회사, CJ제일제당, CJ ENM에서 총 38억5천만원을 수령했다. 이 회장은 2016년 건강상의 이유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한때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공개됐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실질 보수는 올해 상반기에 처음 공개됐다. 구 회장은 급여 21억5천200만원, 상여 10억6천만원 등 총 32억1천2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말 취임한 구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6천만원만 받고 이외 상여금은 없었다.

LG그룹은 "구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전년도에 좋은 실적을 달성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총 37억4천만원을 받았다. 지난해보다 급여가 약 25% 감소했다. 반면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승진하고 올해 3월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보수가 올라 상반기에 총 20억원을 수령했다.

신세계 총수 일가는 상반기에 총 71억5천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이 각각 19억6천900만원, 정용진 부회장이 17억1천800만원, 정유경 총괄사장이 14억9천800만원씩 수령했다.이밖에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22억7천9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회장은 20억4천200만원,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18억2천200만원, 대한상의 회장인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은 13억6천100만원을 상반기에 받았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무보수'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급여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주요 그룹 전문 경영인들도 총수 못지 않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재계 보수 1위였던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상반기 31억6천700만원을 받았다. 2017년 상반기(139억8천만원)과 지난해 상반기(51억7천만원)보다는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전문 경영인 가운데서 1위다.

삼성전자에서는 신종균 부회장, 윤부근 부회장이 각각 26억3천900만원, 26억3천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은 21억9천600만원, 김기남 회장은 13억8천600만원, 고동진 사장은 10억9천600만원을 받았다.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은 31억8백만원, 이석희 사장은 23억1천800만원, 정태성 사장이 15억700만원 등을 상반기에 수령했다. 지난해 호실적으로 이들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보수가 일제히 늘었다.

LG전자에서는 퇴직한 이우종 전 사장(VC사업본부장)이 퇴직금 35억300만원을 포함해 총 37억7천만원을, 조성진 부회장은 25억1천9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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