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스데일리]검찰이 원세훈(68) 전 국정원장이 재직 시절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 송금한 국정원 자금 200만 달러(한화 약 24억 원)를 환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원 전 원장이 2011년 7∼12월 스탠퍼드대에 송금했던 국정원 특수활동비 200만 달러를 지난달 중순께 전액 환수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미국 정부, 스탠퍼드대와 1년간 협상을 진행하면서 "스탠퍼드대에 송금된 것은 국정원 자금이며, 원 전 원장이 이를 불법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알린 끝에 자금 전액을 환수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8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퇴임 이후 미국에 정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탠퍼드대에 국고를 출연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11년 "미국 내 한반도 정책을 연구하며 한국 입장을 대변하는 연구책임자인 '코리아 체어' 설치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국정원에 자금 투입을 지시했다.

이런 자금 지출에 대해 실무진은 국제교류재단이나 외교부 소관 업무에 해당하며, 출연할 경우 외교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으나 원 전 원장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교수가 재직 중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에 '코리아 체어' 설치를 강행했다.

스탠퍼드대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코리아 체어 설치가 무산되자 원 전 원장은 한국학 펀드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200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원장은 퇴임 직전인 2013년 3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로부터 월 8천 달러의 장학금을 받는 '코렛 펠로'로 초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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