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뒤 이뤄진 고위·중간 간부급 인사 이후 검사들이 줄지어 사표를 내면서 법무부가 곧바로 추가 인사를 단행했다.

2일 법무부는 오는 6일자로 고검 검사급 등 검사 26명에 대한 추가 인사 이동내역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전국 검찰청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과 일반검사 등 검사 647명의 인사를 한 지 이틀만이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한 직후 곧바로 이 같은 추가 인사를 낸 것은 예상보다 사표를 낸 검사들이 많은 상황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공석이 된 보직들이 많아지면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추가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오전에도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발령 난 한웅재(49·사법연수원 28기)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이 "지난밤 고민 끝에 사직인사를 올린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7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 받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바 있다.

앞서 1일에는 이른바 현 정부 관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주진우(44·31기) 부장검사가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인사가 나자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다"며 사의를 밝혔다. 주 부장검사 인사를 두고 '좌천' 성격을 띤 인사라는 분석도 나왔다.

주 부장검사의 상관이었던 권순철(50·25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도 서울고검 검사로 인사가 난 직후 "인사는 메시지라고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각 검찰청의 보직을 공석으로 둘 수 없어 발령일이 시작되는 6일에 맞춰 서둘러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지청장이 발령 났던 안산지청 차장검사는 고경순(47·28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이 맡게 됐다. 주 부장검사가 발령이 났던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최성필(51·28기)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이 옮기게 됐다. 당초 고 부장검사와 최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인사에서 각각 서울동부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이 났었다.

김태권(47·29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 나가면서 빈 자리가 된 대전지검 형사1부장에는 옥성대(47·29기)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이 자리를 옮기게 됐다. 옥 부장검사도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으로 전보됐다가 다시 대전지검으로 발령이 났다.

하지만 추가 사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중간 간부 인사를 전후한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40명 이상의 검사들이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 글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사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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