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박일은 3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에게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 TBC 성우 공채 3기로 데뷔한 박일은 수십 년간 왕성히 활동한 덕분에 젊은 시절부터 팬레터가 폭주할 정도로 인기 많은 성우였다.

1970년에는 MBC 성우극회 4기로 이적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외화 더빙부터 TV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 출연까지 더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중후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천의 연기가 박일의 트레이드마크로, 과거 그의 대표작들은 주로 외화 더빙이었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초창기 목소리는 미성이었지만 PD들로부터 받은 연기 지적에 피나는 연습을 더한 결과 목소리가 두꺼워졌다"고 밝혔다.

특히 `골든 아이` `네버 다이` `언리미티드` 등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 영화 `007` 시리즈 더빙을 전담해 능수능란하고 매력적인 제임스 본드의 특성을 잘 살려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마이클 더글러스가 연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행크 핌 캐릭터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 파치노, 로버트 레드퍼드, 말런 브랜도 등의 더빙을 맡아 `외화 더빙은 곧 박일`이라는 공식을 남겼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람보` `마징가Z` `우주전사 버즈` `은하철도 999` `인크레더블` 등 더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그의 유작이 된 `토이스토리4`를 포함해 24년간 `토이스토리` 전 시리즈에서 버즈 라이트이어를 연기했다.

젊은 세대는 그를 미국 인기 수사극 `CSI` 속 길 그리섬 반장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고인은 이 밖에도 `스타크래프트` 등 여러 종류 게임과 라디오 드라마 더빙, 광고 등 여러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최근에도 `토이스토리4` 더빙에 참여했으며 일부 매체와 인터뷰도 남긴 터라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업계 관계자들도 충격에 빠졌다.

박일은 젊은 시절에는 TV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으나 이후에는 성우 활동에만 전념했다.

한때는 성우 교육 아카데미 `박일 STA`를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그가 생전 속했던 MBC 성우극회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그는 생전 두 차례 이혼한 후 3남1녀를 25년간 홀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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