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이 낳은 상호 고발전으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이 조만간 경찰에 줄줄이 출석한다.

수사 대상자가 가장 많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출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민주·정의당 의원들의 출석이 한국당 의원들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오는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같은 날 경찰의 소환에 응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송기헌·윤준호 의원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출석 의사를 밝힌 민주·정의당 의원들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에서 공동 폭행을 한 혐의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됐다.

앞서 표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의 피고발인 출석 요구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비협조, 직위 권한 이용 압박하거나 방탄 국회 소집해선 안 된다. 법 앞의 평등,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임하겠다"고 썼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당당히 응해 국회에서 일어났던 한국당의 의사 방해와 폭력행위에 대해 성실하고 분명하게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에서는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로 고발당한 김정재·박성중·백승주·이만희·이종배·김규환·민경욱·이은재·송언석·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13명)에게 소환이 통보됐다. 출석과 관련한 이들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은 앞서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해 2차 출석요구서를 받은 상태다.

경찰은 이번 패스트트랙 고소·고발사건을 ▲ 채이배 의원 감금 ▲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충돌 ▲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 충돌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1.4TB(테라바이트) 분량의 현장 동영상을 입수해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분석하고 있으며, 분석이 끝나는 순서대로 피고발인 신분인 국회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인 국회의원은 109명이다. 정당별로는 한국당이 59명으로 가장 많다. 민주당은 40명이며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은 3명이다. 무소속은 문희상 국회의장 1명이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