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전날(8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에 적격 의견을 담기로 당론을 결의했다.

평화당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은 입장을 정했다.

장정숙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거짓말을 한 것이 녹취로 밝혀졌다. 그것은 굉장히 엄청난 죄이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기개를 꺾이지 않고, 외압에 굴하지 않고 검찰 개혁을 해낼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윤 후보자가) 조용곤 서울중앙지검장,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외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것처럼, 살아있는 권력인 현 정부에 대해서도 검찰 수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당론으로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윤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수수 혐의 사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후보자는 골프를 한 두 차례 쳤고 가끔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한 바 있지만 자신이 소개를 하거나 개입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다 이날 새벽시간까지 이어진 재보충 질의에서 과거 윤 후보자가 윤 전 세무서장에 검찰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윤 후보자는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해줄 순 있었다손 치더라도 선임하도록 알선한다거나 개입하진 않았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며 몰아붙였다.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던 박지원 의원은 "윤 전 세무서장과의 관계는 2013년 제가 민주당 원내대표 때부터 자료를 전부 갖고 있고 지금도 갖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자는 연결이 안 된다"며 "의혹만 갖고 제기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거짓말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실수했다고 하더라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수사 외압을 받고도 그 수사를 성공시켜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키고 촛불혁명을 발화시킨 윤석열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는 것은 앞으로 어떠한 외압에도 검찰의 길을 갈 수 있고 검찰개혁이 성공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회동한 것을 놓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았다. 윤 후보자는 이에 과거 양 원장을 처음 봤을 때 인재영입 이야기가 있었고 자신은 정치에 뜻이 없어 고사했다고 답했다. 이후 가끔 만나 술 자리를 갖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선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한나라당 때인가 새누리당 때인가 현 야권에서도 윤 후보자에게 영입제의를 했다더라. 정치권에서 좋은 인사에 접촉해 영입하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후보자 본인이 정치권에 기웃거리면서 정치에 진입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지 (인재영입을 시도한) 민주당은 나쁘고 한국당은 된다는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덧붙였다.

청문회를 진행한 여야 의원들은 윤 후보자로부터 요구한 자료를 제출받은 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