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문무일 검찰총장이 추진했던 사안 중 하나인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분리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NDFC 분리를 위해 대검 과학수사부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관계 유관 기관들과 관련 회의를 수차례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기관들은 검찰과 NDFC를 분리하면 수사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를 앞세우며 분리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의 효율을 왜 다른 기관에서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배경에는 검찰이 다른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과거 NDFC 설립을 주도한만큼 애정을 갖고 있으나 ‘수사’ 기관과 ‘감정’ 기관이 붙어 있으면 감정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수사기관의 입맛에 맞게 감정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사와 재판에서 DNA 감정,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수사를 통해 나온 증거물이 재판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시각은 설득력이 있다. 경찰 수사에 밀접하게 관련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행정부 산하로 분리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 조직이 힘을 빼고, 과장급 자리들이 날아가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하는데도 안 되는 상황이 잘 이해는 안 간다”고 했다. 문 총장의 임기가 다음달 24일이면 끝나는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NDFC 분리를 추진할지는 불확실하다.

문 총장은 2005년 대검 과학수사2담당관 시절 NDFC 설립 실무를 맡아 국산 포렌식 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했다. 미국 제품은 카피당 가격이 최고 1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쌌고, 디지털증거 수집, 분석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는 문제가 더 컸다. 대검은 경찰·국정원·기무사 등 국가 수사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컴퓨터 포렌식 프로그램 국산화를 추진했다. NDFC는 국가보안연구소와 함께 컴퓨터 포렌식 툴 개발에 착수, 2008년 말 최초 버전을 개발했다. 군과 특별사법경찰 등 40개 이상 수사기관에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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