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의 미래들이 36년 만에 ‘멕시코 4강 신화’를 달성했다.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이젠 4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인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을 상대로 연장까지 120분을 뛰며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막내 이강인이 1골 2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이지솔과 조영욱도 극적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을 0-1로 뒤진 한국은 후반 이지솔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강인이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세네갈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추가 실점해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8분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이지솔의 헤딩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연장 전반 6분 만에 이강인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조영욱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3-2로 역전했다. 하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 아마두 시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승부차기까지 몰고갔다.

한국은 1, 2번 키커가 모두 실축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광연의 선방과 마지막 키커로 나선 오세훈의 골로 기적 같은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비디오판독(VAR)만 7차례 나왔고, 한국이 톡톡히 수혜를 봤다.

한국은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1983년 역대 최고 성적인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이 대회는 ‘붉은 악마’의 시작으로 불린다. 당시 우루과이를 꺾고 4강에 오른 한국은 브라질에 역전패해 결승행이 좌절된 뒤 폴란드와 3~4위전에서도 연장 패배를 당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속한 ‘죽음의 조’에서 당당히 조 2위(2승 1패)로 16강에 오른 뒤 ‘숙적’ 일본을 꺾고 8강에서 세네갈마저 누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루블린에서 에콰도르와 4강전을 벌인다.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이 에콰도르를 이기면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 승자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정정용 감독은 “(4강) 약속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한 (우승)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다른 팀보다 강해 여러 힘든 상황을 거치면서 잡초같이 성장한 것 같다.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