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충주지청 부장검사.

[뉴스데일리]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김학의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대해 “예상했다. 수사 의지와 방향은 수사단장을 보면 유추 가능하다”며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임 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17년 1월 SBS에서 수도권 모 간부의 술자리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은 보도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임 검사는 “간부의 불쾌한 행동에 대해, 검사들 역시 여느 직장인들처럼 즉석에서 항의하거나 감찰 요청하지 못하고, 뒷담화로 그 간부를 잘근잘근 씹는 방법으로 분노를 풀었다”며 “SBS에서 보도되자 그 청에서 즉시 감찰 착수했다”고 했다.

이어 “간부의 성희롱 유무를 감찰한 게 아니고, 누가 SBS에 제보했느냐… 콕 찍어서 제가 SBS에 제보한 것을 전제로 ’누가 임은정에게 말하여 SBS에 보도되게 했냐’를 해당 청에서 족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임 검사는 “그때 저는 불가촉천민인 저에게 전화하는 동료들이 너무 고마워서 여기저기서의 푸념들을 다 들어주고 있었을 뿐이었다”며 “그 청의 황당한 조치를, 겁에 질려 저를 의심하며 종래 자신의 말을 뒤집고 간부를 칭송하던 그 검사를,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제보자 색출 소동에 적극 가담하는 검사들을… 저는 그저 망연자실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학의 사건 수사단의 수사결과를 예상했다. 수사 의지와 방향은 수사단장을 보면 유추 가능하다. 그래도 그때처럼 허탈하여 망연자실 쳐다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글을 마쳤다.

임 검사는 앞서 3월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폭행·뇌물수수 의혹사건 수사단장에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불행한 결말이 예상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임 검사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면죄부 검찰의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돼 참혹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여환섭 특별수사단장이라…. 특검을 부르는, 공수처 도입을 위한 검찰의 자충수일까”라며 “검찰은 2015년 귀족검사의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고, 문무일 검찰총장은 은폐에 관여한 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 그 검사들 중 하나인 대검 대변인을 단장에 지명한 이유가 뭘까”라고 적었다.

또 “누구에게 수사를 맡기는지를 보면 수사를 맡긴 자의 의중이 엿보이고 수사 결과까지 다소간 예상할 수 있다”며 “어이없고, 황당함을 넘어서는 참혹함에 할 말을 잃는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