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0일 결정된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직 치안감이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관여·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이들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심사에 앞서 오전 10시 22분께 법원에 도착한 박·정 치안감은 "특정 후보에 유리한 정보 수집이 정당한 업무였다고 보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지시를 받은 것인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치안감 등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권 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이 당시 공천 문제를 두고 친박계와 갈등을 빚던 '비박계' 정치인들 동향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선거 결과를 끌어낼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2012~2016년 정보경찰 조직을 이용해 당시 정부 여당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세월호 특조위·국가인권위 일부 위원, 전교조·진보교육감 등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한 혐의도 받는다.

20대 총선 당시 박 치안감은 경찰청 정보국 정보심의관, 정 치안감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경찰 정보라인과 청와대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행 당시 실무 책임자에 해당하는 이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의 칼날이 '윗선'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치안감의 경찰 및 청와대 지휘 라인에 있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강 전 청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일한 강 전 청장이 경찰 정보라인의 선거개입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지시·보고 여부를 캐물었다.

강 전 청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20대 총선 때 국가정보원 돈으로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한 혐의로 징역 2년 10개월이 추가돼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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