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씨.

[뉴스데일리]배우 고(故) 장자연 씨의 동료 윤지오 씨가 신변보호를 위해 받은 스마트워치 비상호출 장치를 최근 사용했는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조작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처럼 호출 장치를 조작하다 오류가 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일부 기능을 보강하기로 했다.

23일 경찰청은 윤씨가 'SOS 긴급호출' 버튼을 3회나 눌렀음에도 112 긴급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개발·제조업체의 로그 분석 결과, 처음 2회는 윤씨가 긴급호출 버튼을 1.5초 이내로 짧게 눌러 긴급호출 발송이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3회째는 1.5초 이상 길게 긴급호출 버튼을 눌렀으나 반대쪽에 설치된 전원 버튼을 거의 동시에 함께 눌러 112 긴급신고 전화가 바로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윤씨는 스마트워치를 손에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위에서 아래쪽으로 긴급호출 버튼을 눌렀다"며 "긴급호출 버튼을 누르는 과정에서 맞은편에 있는 손가락에 의해 전원 버튼이 눌려 신고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에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며 "지난달 윤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할 때 작동법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변 보호 대상자가 긴급호출 시 전원 버튼을 같이 누르더라도 긴급호출이 되도록 전원 버튼 작동을 막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이번 사례처럼 112신고가 중간에 취소되더라도 계속해서 3번까지 자동으로 112신고가 되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씨는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제공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현재 신고 후 약 9시간 39분이 경과했다"며 "아직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벽과 화장실 천장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들렸으며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는 등 의심스러운 상황이 벌어져 30일 오전 5시 55분부터 총 3차례 스마트워치 호출 버튼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이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자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일 청와대 SNS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업무를 소홀히 한 경찰은 엄중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또 윤씨가 묵었던 호텔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고 지문 감식 등 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씨가 들었다는 수상한 기계음과 관련해 "구청을 통해 소음을 측정한 결과 환풍기 작동이나 보일러 가동 시 미세한 소리와 진동이 감지됐다"며 "외부 침입 등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출입문과 문틀에서 기름 성분이 검출됐지만 유압식 도어장치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됐고 국립과학수사연수원 감정결과 유해성분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문을 열 때 가스 냄새가 났던 것은 윤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꽃 공예용 석고와 본드 혼합물 냄새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출입문 잠금장치 고장에 대해서는 내부 도어록 고정나사가 누적된 충격으로 헐거워져 고장 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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