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데일리]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4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될 문제”라며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당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에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 결정을 유예한 상태다. 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이후 이들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는 재개돼야 한다. 이 사안은 망언 논란을 넘어 한국당이 우경화, 극우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정체성 논란으로 번진 상태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최고위원이 되고 나서 이 부분에 대해 대표께 강력하게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신속하게 이 부분에 대해 처리해 나가야 하고 윤리위를 빨리 소집할 수 있도록 대표께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징계 수위에 대해선 저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윤리위에서 판단할 문제이긴 하지만 이 부분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또 “지금 당 윤리위원장이 사표를 낸 상태라고 한다”라며 “대표가 어떤 형태든 윤리위원장을 빨리 재선임을 한다든지 해서 윤리위원회를 빨리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황교안 대표께도 우리 당이 매일 바뀌는 모습, 국민을 바라보고 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 특정 계파, 특정 세력에 묶여서는 저희 당이 내년 총선에서 더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좀 더 크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당이 대개조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많은 영역에서 바뀌고 또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절차가 있으니까 절차를 통해 해결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이들에게 강력한 징계를 내리기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강력한 징계를 하자니 두 의원 모두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적지 않은 지지를 받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김진태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서 3위(최하위)에 그쳤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2위인 오세훈 후보(22.9%)에 근접한 21.8%를 얻어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열성 지지층이 있음을 보여줬다.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3번째로 많은 득표인 12.3%의 지지를 받아 자력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에서 최고위원으로 정치적 무게감을 불린 상태다.

김진태 의원은 전날 전대에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것이 망언이냐. 왜 제명하라고 이 난리냐”고 발언했고,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구호를 외치겠다”며 ‘당당함’을 보였다. 김순례 의원은 “국민의 의견을 따르겠다”면서도 “(‘5·18 폄훼’ 발언은) 광주 시민과 5·18 유공자의 명예를 살리기 위해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과정에서 드린 말씀이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두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도 일제히 징계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 새 지도부가) 먼저 할 일은 ‘5·18 망언’ 3인방(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단호한 징계”라고 압박했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정치인 말의 품격이 떨어지면 품위가 떨어지고, 국회 권위도 떨어진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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