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국민연금과 KCGI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한진그룹이 13일 사외이사를 늘리고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내용의 쇄신안을 내놨다.

특히 그간 논란이 된 경복궁 옆 송현동에 건립하려던 ‘한옥호텔’ 부지는 올해 안에 팔기로 했다.

한진칼은 이날 발표한 ‘한진그룹 비전 2023’을 통해 사외이사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고, 추천위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구조는 정리한다. 특히 호텔 개발 계획이 중단된 서울 송현동 부지(3만6642㎡)는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

옛 주한 미대사관의 숙소터인 송현동 부지는 2008년 한진그룹이 2900억원에 매입해 7성급 한옥형 특급호텔 건설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옆에 당시 풍문여고를 비롯한 학교가 있어 허가가 나지 않았다. 2015년 관광활성화를 위한 문화시설 건립이 추진됐으나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개입설이 불거지며 이 역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이번 한진그룹의 쇄신안은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인 KCGI의 요구를 큰 골자에서 수용하면서도 조양호 한진 회장의 경영권은 방어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21일 주주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 자회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2017년 557%에서 2018년 또다시 600%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으로, 이러한 신용등급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한진해운 투자 실패”라며 “5년 안에 투자 이전의 단계로 신용등급을 회복해야 한다”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진칼과 한진에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현재 ‘1인 감사’를 ‘3인의 감사위원’ 체제로 바꾸는 것은 KCGI 측의 감사 선임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감사위원회를 통해 감사위원 선임 때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조 회장 측은 물론 KCGI와 국민연금 측 의결권도 묶여 결국 조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된다.

배당성향도 2017년 3.1%에서 2018년분은 50%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는 KCGI에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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