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법원이 부산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아들을 부산은행에 합격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해 부정채용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전 부산시 고위공무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25일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와 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기소된 송모(64) 전 부산시 세정담당관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당시 은행장으로서 송씨 아들을 합격시키도록 한 혐의(뇌물공여·업무방해)로 기소된 성세환(65) BNK금융지주 전 회장과 수석부행장으로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정모 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변론권을 보장한다며 이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송씨에게 적용된 제삼자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교사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시금고 관련 업무 책임자인 송씨가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심의위원회 간사로 참여하며 부산은행 요구로 각종 편의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아들을 부산은행에 합격시켜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직무와 관련해 아들을 금융기관에 취업시키도록 교사해 죄질이 나쁘다"며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에 대해서는 "시금고 지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채용 절차에 뒤늦게 개입해 부정채용을 저질렀다"며 "이 때문에 일부 지원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 전 회장 혐의 중 "송씨 아들이 서류전형에 탈락한 사실을 보고받지 않고 3차 종합면접 때부터 부정채용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당시 수석부행장인 정씨에게는 "송씨 아들의 부정채용을 주도하고 하급자에게 지시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2012년 11월 부산시가 부산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할 당시 시청 세정담당관실에 근무한 송씨는 부산은행 측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아들 부산은행 지원 사실을 알렸다.

이어 아들이 서류전형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자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 합격을 압박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기소 됐다가 9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채용 비리로 입사한 송씨 아들은 입사 5년 동안 입사 필수서류인 졸업증명서를 내지 못해 지난해 3월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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