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리는 습지가 전국 곳곳에서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와 함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의 습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74곳이 소실되고 91곳은 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습지는 민물이나 바닷물이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이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수자원 공급, 온실가스 흡수 등 인간에게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는 국가습지현황정보에 등록된 습지 2499곳 중 총 1408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라진 습지 74곳은 경기 23곳, 충청 21곳, 강원 13곳, 전라 12곳, 제주 3곳, 경상 2곳이다. 면적이 감소한 습지 91곳은 전라 52곳, 경기 19곳, 경상 12곳, 강원 8곳이다.

사라지거나 면적이 줄어든 습지 165곳 중 90%(148곳)는 논, 밭, 과수원 등 경작지 또는 도로 같은 시설물로 바뀌는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문호천 수대울 하천습지의 경우 2013년에는 원시 자연적인 상태로 잘 보전돼 있었으나 2016년부터 이뤄진 하천정비 사업 후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습지가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초지나 산림으로 변한 경우는 10% (17곳)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계기로 습지보전정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시, 사업부지에 습지가 포함된 경우 중점평가를 시행해 습지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훼손이 불가피한 경우는 이에 상응하는 신규 습지 조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시행하고 있는 습지총량제와 같이 습지의 훼손을 근본적으로 사전예방하기 위한 자연자원총량제 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습지의 가치가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습지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결정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미래세대에게 습지의 다양한 혜택을 온전히 물려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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